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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s)교회연합운동, 연합기관 난립

작성자
itmedia
작성일
2018-04-26 12:23
조회
80

          

[교회연합운동 2.0시대 열자] 연합기관 난립…

 분열의 짐은 성도들 떠안아

 소모적인 연합운동 실태


[교회연합운동 2.0 시대 열자] 연합기관 난립… 분열의 짐은 성도들 떠안아 기사의 사진

 

한국교회 연합기관의 분열은 고스란히 성도들의 짐으로 전가되고 있다. 사진은 주요 연합기관 로고들. 강민석 선임기자


한국교회 연합기관의 난립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파행과 직결된다. 한기총이 금권선거와 무분별한 이단단체 영입으로 혼란을 거듭하자 회원 교단들이 이탈했고, 교회 개혁을 명분으로 제2, 제3의 연합기관이 생겨났다. 이 같은 분열상은 교회의 공신력을 떨어뜨리고 선교 역량을 분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교회 연합운동의 실태를 점검하고 연합기관이 나아갈 방향성을 3회에 걸쳐 모색한다.

6년 만에 교회연합기구가 4개로

2011년까지만 해도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구는 ‘쌍두마차’로 굴러갔다. 보수 진영을 대변하는 한기총과 진보 진영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였다. 그러나 일부 목회자들이 1년 임기의 한기총 대표회장직에 욕심을 내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결국 이단 연루 인사까지 영입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한국교회연합(현 한국기독교연합·한기연)이 태동했지만 연합운동에 미온적으로 대응했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6년 만에 또다시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창립됐다. 그 결과 중도·보수교계에선 한교총 한기총 한기연이 경쟁하고 있고, 진보교계에선 NCCK가 활동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문제는 분열의 ‘짐’을 한국교회 성도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는 것이다. 4개 연합기구는 회원 교단이 납부하는 회비와 임원회비로 운영되는데, 이 돈은 결국 현장교회 성도들이 납부한 헌금으로 충당된다. 한국교회가 4개 기관을 운영하기 위해 매년 46억2000만원을 납부하는 셈이다(표 참조).

“인력·재정 악순환으로 기형적 운영”

연합기관의 난립은 다양한 문제를 낳고 있다. 연합기관의 질적 저하가 대표적이다. 한기총과 한기연은 핵심 교단의 이탈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자 대표회장 후보자들이 내는 발전기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자금력을 가진 이단연루 세력과 군소교단 인사들은 취약한 재정·조직구조의 틈을 비집고 리더십을 확보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A교단 사무총장은 25일 “한기총 한기연에서 회원 교단이 대거 이탈하면서 조직을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이 현격히 떨어졌다”면서 “그렇다 보니 재정 기여도가 높은 인사에게 리더십이 쏠리고, 대표회장직을 얻어 이단성을 희석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인력·재정 운영의 악순환이 계속되는데, 지금과 같은 기형적인 조직운영 방식은 오래 가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연합기관의 분열 상황에 대해 난감해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한 관계자는 “정부 실무자들이 기독교 대화 파트너를 누구로 삼아야 할지 난감해 한다”면서 “타 종단은 대표성을 지닌 한 군데만 찾으면 된다. 하지만 기독교는 여러 군데를 찾아다녀야 하니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성도 헌금 낭비 안 돼” 목소리 커져

한교총과 한기총, 한기연은 이념적 성향이 유사한 데다 업무중복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북한 핵실험 규탄, 종교인 과세 등에 대한 입장이 대동소이하다. 주요 업무도 정부 인사를 접견하는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B교단 총회장은 “중복 조직의 난립은 교권, 기득권 때문에 발생했다”면서 “성도들이 분열 당사자인 한국교회 지도자와 연합기관 운영자들을 싸늘한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고 충고했다.

한교총과 한기총은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조만간 통합논의에 나선다. 한기연도 통합추진위원회가 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출처] -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