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박완서 " 부끄러움을 가르칩시다."

작성자
신영삼
작성일
2020-02-21 17:17
조회
105
 

박완서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한사코 감추려 한 울산시장 선거 개입 관련 청와대 13인의 공소장이 언론의 노력으로 공개되었다. 공소장을 보면 2017년 말 황운하 당시 울산경찰청장이 수하의 정보 경찰들에게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비리 캐내기가 부진하다고 '밥값을 못 한다'고 질책하고 첩보를 제대로 수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요즘의 경찰 봉급에 '값하는' 네거티브 첩보의 양과 질은 어떤 것일까? 그리고 그 봉급은 국가가, 황운하가 수하 경찰들에게 범죄 지령을 내릴 수 있도록 지급하는 것이었을까?

이 정부 인사들의 언어는 어쩌면 이렇게 하나같이 국민 기만이고 모독일까. 한 공직자를 몰락시키고 민주 질서를 교란하기 위해 비리를 캐내는, 또는 만들어내는 것이 경찰의 '밥값'하기라니. '밥값'이라는 고귀한 우리말에 대한 용서 못 할 모욕이다. 나아가 필사적으로 '밥값'을 해서 우리나라를 일으켜 세운 대다수 국민과 간절히 '밥값'을 하고 싶었지만 할 여건이 안 되어서 절통했던 국민에 대한 조롱이다.

이 파렴치한 선거 조작의 주인공인 송철호 현 울산시장은 조사받으러 검찰에 출두하면서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예수님 말씀을 생각하면서 출두한다고 말했다. 참으로 천벌을 받을 불경한 말인데, 이 사건의 진실은 송철호를 매우 부자유하게 할 것이다.

이 희대의 헌법·민주주의 파괴, 국민 우롱 사건을 청와대 비서실장으로서 총괄했던 임종석은 얼마 전 검찰에 출두하면서 검찰 수사가 '기획 수사'라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자기 혐의를 입증 못 하면 검찰이 책임질 거냐고 을렀다. 입증되면 자기는 어떻게 책임지겠다는 말은 없었다. 아이들 내기라도 한쪽 편 책임만 규정하지는 않는다.

이 정부를 지키는 결사대로 투입돼 검찰을 도륙한 추미애 법무장관은 자기가 야당 시절에 공격·비난했던 여당의 행위를 고스란히, 한층 더 뻔뻔하게 하고 있다. 이 정부는 파렴치범들을 어디서 이렇게 많이 끌어들였을까? 문재인 대통령은 연두 기자회견에서 퇴임 후에 '잊히고 싶다'고 말했는데 헛된 소망이다. 그의 전횡과 실정이 끝없이 풀려 나올 테니.

고(故) 박완서 선생의 단편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의 주인공은 남편과 친구 등 모든 주위 사람의 뻔뻔함에 몸서리를 치는데, 학원가를 지나다가 온갖 종류의 교습소 간판을 보면서 저 많은 학원 중에 왜 부끄러움을 가르치는 학원은 없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앞으로 모든 공직자 후보는 부끄러움 과목 이수 증명서를 제출하도록 하면 어떨까?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

2020/02/10/2020021003741.html

 

[만물상] 탈북자 첫 지역구 출마


입력 2020.02.12 03:18



2010년 사망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가 생전에 '북 망명 정부'를 세워 이끌어 달라는 요청을 자주 받았다. 황 비서는 그때마다 "'망명 정부'라는 걸 만들면 북을 정식 국가로 인정하는 꼴이 되지 않느냐"며 "대한민국이 북 민주화 운동과 통일의 기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탈북자들이 "그럼 정치인이 돼서 북 민주화를 이끌어 달라"고 하자 "나는 철학 하는 사람이다. 언젠가 탈북자 중에도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나올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탈북자 출신 첫 의원은 2012년 나왔다. 조명철 전 김일성대 교원이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배지를 달았다. 조 전 의원 이후 '정치 꿈'을 꾸던 탈북자가 여럿 있었다. 비례대표가 아니라 지역구 출마를 고민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실 벽이 높았다. 한 탈북자는 "지역구에 나가려면 혈연·지연·학연 중 하나라도 있어야 한다는 걸 절감했다"며 "정치적으로 뿌리내릴 지역을 찾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1953년 휴전 이후 내려온 탈북자 3만3000여명 가운데 지역구 의원에 도전한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 한다. 
 


[만물상] 탈북자 첫 지역구 출마


▶태영호 전 주영 북한 공사가 어제 한국당 공천으로 4·15 총선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다. 서울 강남 지역이 유력하다고 한다. 그는 "(탈북자인) 태영호 같은 이도 대한민국 국민이 직접 선출하는 지역의 대표자로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북 주민과 엘리트들이 확인하는 순간 우리가 바라는 통일은 성큼 더 다가올 것"이라고 했다. 실제 그럴 것이다. 그동안 김정은 집단은 "배신자(탈북자)들이 남한에서 3등 국민 대접받는다" "하인 취급 당한다"고 선전해왔다. 태영호 출마 뉴스만으로도 북 주민과 엘리트 마음이 흔들릴 수 있다.

▶태 공사 망명 직후 북은 "특급 범죄자" "밥 버러지"라고 맹비난했다. 김씨 일가의 '신성(神聖)'을 깨는 태영호 자서전이 나오자 "인간쓰레기가 최고 존엄을 헐뜯고"라며 남북 고위급 회담 연기를 일방 통보하기도 했다. 김정일은 '황장엽 암살조'를 내려보냈고 처조카 이한영을 총으로 암살했다. 김정은도 고모부를 고사총으로 산산조각 낸 데 이어 이 복형을 외국 공항에서 화학무기로 살해했다.

▶태 전 공사가 이런 위험을 모를 리 없다. 지금 서울에는 '김정은 찬양조'에 '태영호 체포조'까지 활개치고 있다. 그럼에도 수많은 유권자와 악수해야 하는 지역구 선거에 나가려는 건 보통 결단이 아니다. 이런 용기들이 모여 태 전 공사가 자서전에 쓴 것처럼 "노예 상태인 북한 주민 해방"이 이뤄지길 바랄 뿐이다. 





 

 




황운하 전 청장 (사진=연합뉴스)황운하 경무관 (사진=황 경무관 페이스북)

황운하의 '밥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