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증

주선애 교수 간증(38)

작성자
신영삼
작성일
2019-07-31 17:04
조회
126





서로 격려하며 성장 기회 갖기 위해 개원…


그들이 북 기둥이 돼 주 찬양할 날 꿈꿔






  • 주선애 장로회신학대 명예교수(앞줄 오른쪽 두 번째)가 2013년 7월 서울 강동경찰서에서 탈북자를 주제로 강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탈북자종합회관을 통해 5년여간 1100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그중 훌륭한 지도자의 자질을 보이는 사람들을 몇몇 발견했다. 중국에 숨어 있는 동안 중국 선교사들의 순수한 신앙을 이어받아 소명감이 뚜렷해진 학생들이었다. 이런 사람들은 조금만 교육을 시켜 주면 북한 재건에 참여할 수 있는 리더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들 중 몇 사람을 우리 집에서 지내도록 하면서 공동생활을 했다.

그중 한 사람인 지성림은 고려대 대학원을 마치고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신문사 기자로 취직을 했고 결혼해 두 자녀를 뒀다. 주승연은 연세대 대학원에서 정치외교학 박사과정을 끝내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었다. 그들과의 공동생활 경험을 기초로 북한 지도자 양성을 시작하기로 했다.

‘탈북 기독 청년과 대학생들을 찾아보자. 그들을 격려하고 꿈을 갖도록 하자.’ 이 생각을 기초로 두 사람과 의논한 결과 기초생활비만으로는 공부하기가 어렵고 월 25만원을 지원하면 밤일을 하지 않고 생활을 꾸릴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 그래서 하용조 목사님께 말씀을 드렸더니 월 200만원을 교회에서 보내 8명의 장학생을 정하고 생활비를 지원할 수 있게 도와주셨다. 김동호 목사님께서도 돕겠다고 나서셨다. 감사한 일이었다.

2013년 말에는 하나님께서 사람들을 보내 주셨다. 한 사람은 강교자 박사였다. 강 박사는 전주대에서 기독교교육학을 가르치고 대한YWCA연합회 총무와 회장으로 20여년간 활동하신 분이다. 다른 한 사람은 손성인 박사였다. 그는 서울대 농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농림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건국대 교수로 활동했다.

우리 세 사람은 탈북자가 구제의 대상이 아니라 통일의 역군으로서 선구자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시기가 됐음을 인식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통일을 준비하고자 탈북자들과 한국교회가 함께 동등한 입장에서 운동을 일으킬 수 있도록 사무실 개원을 준비했다. 향후 진행할 여러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2013년 12월 2일 동서울가나안교회에서 개원예배를 드렸다. 이름은 ‘남북이 함께하는 샬롬공동체’로 지었다.

학생들은 매월 한 번씩 우리 집에서 예배를 드리고 강사를 모셔서 강의를 듣기도 한다. 저녁을 같이 먹으면서 자신들이 경험한 것들과 장래의 꿈을 나누고 통일의 지도자로서 긍지를 갖고 생활한다. 특히 방학 때는 지리산으로 함께 수련회도 간다. 수련회를 통해 공동생활을 하면서 서로 격려하며 성장의 기회를 갖고 있다. 몇몇 학생들은 통일 후에 북에 가서 양계를 하겠다는 목표로 닭을 키우기도 했다.

탈북자들은 남한에서 북한을 들여다볼 수 있는 ‘소통의 창’이 돼 준다. 북한을 기독교적 민주주의 국가로 재건하기 위한 준비는 남한 교회가 해야 하는 역할이다. 이제는 한국교회가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 북한에 가서 교회 지을 생각은 하면서 북한을 세워 갈 사람들을 양성할 생각은 못 하고 있는 현실이 염려된다.

사도행전 2장 17절에 “너희의 자녀들은 예언할 것이요 너희의 젊은이들은 환상을 보고 너희의 늙은이들은 꿈을 꾸리라”라고 했다. 탈북 청년들은 얼어붙은 땅으로 돌아가 가시밭을 갈아엎고 돌들을 골라내고 옥토를 만들어 주님의 생명의 씨앗을 뿌릴 사람들이다. 지금도 하나님 나라의 그림자 같은 기독교적 민주주의 국가를 세우는 환상을 갖고 공부하고 있다.

나는 영원을 향한 꿈과 함께 탈북민들이 북한의 기둥이 돼 하나님을 찬양하는 아름다운 나라를 건설하는 꿈을 꾸고 있다.

정리=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