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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탈퇴자 첫 '오픈채팅방' 주의보

작성자
신영삼
작성일
2019-02-01 13:06
조회
94




“끝난 게 아니었네” 신천지 탈퇴자 오픈채팅방 주의보 기사의 사진


신천지 간부들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익명성 뒤에 숨어 신천지 탈퇴자들이나 탈퇴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사진은 다양한 오픈채팅방 모습. 카카오톡 캡처













“끝난 게 아니었네” - 신천지 탈퇴자 오픈채팅방 주의보


탈퇴자 다시 미혹하고 탈퇴 고민 신도 색출 정황 포착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지목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익명성을 이용해 신천지 탈퇴자들에게 또다시 접근하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익명 채팅 기능인 ‘오픈채팅방’을 이용해 신천지 탈퇴자를 다시 미혹하거나 탈퇴를 고민하는 신도들을 색출하고 있는 정황도 포착됐다.



최근 신천지에서 빠져나온 A씨(20)는 지난주 오픈채팅방에서 30여명이 속해 있는 ‘신천지 위로방’에 접속했다. A씨는 “신천지에서 탈퇴한 뒤 교회에 출석했지만 탈퇴 이후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지 못해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있는 오픈채팅방을 검색했다”고 설명했다. 채팅방 상단에는 “신천지에서 빠져나온 사람들끼리 불안감을 위로해주는 곳”이라는 내용의 공지가 표시돼 있었다. 프로필 사진 아래 왕관을 단 ‘방장’은 A씨에게 어느 지파 소속이었는지, 탈퇴한 이유나 신천지 교회 담임목사 이름 등을 꼼꼼히 물었다.

A씨는 방장이 ‘회복을 위한 성경공부를 하자’며 집요하게 권했다고 기억했다. 방장은 매일 아침 9시 큐티나 성경구절 등을 채팅방에 올린 뒤에는 채팅방에 접속한 이들에게 직접 만나 성경공부를 하자는 요구를 해왔다. A씨가 이 요구를 거절한 뒤 교주 이만희(88)씨에 대한 생각을 묻자 방장은 ‘어쩌면 이씨가 맞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A씨를 채팅방에서 강제 퇴장시켰다.

신천지 교회 내에서 오픈채팅방을 감시하고 있다며 엄포를 놓는 경우도 있었다. 신천지 탈퇴를 고민하는 B씨(25)는 최근 신천지 간부가 청년 신도들을 모아놓고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같은 ‘선악과’를 통해 탈퇴를 고민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간부들이 오픈채팅방에 잠입해 스파이(이단상담소 등에 정보를 제공하거나 탈퇴를 부추기는 신천지 신도)들을 찾아내고 있으니 접속하면 안 된다”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신천지가 익명성이 보장되는 오픈채팅방을 이용해 탈퇴를 고민하는 청년들을 색출한다는 의미다. 다른 지역 신천지 교회에서는 간부가 “오픈 카톡방에서 고민과 고충을 털어놓는 사람들을 대적자로 간주한다”며 신도를 제명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신천지’로 검색하면 신천지와 관련된 채팅방이 50여개 넘게 검색된다. ‘와보라 신천지’ 등으로 신천지를 직접 홍보하는 채팅방도 있지만 ‘신천지에서 탈퇴한 사람들끼리 모여 위로하자’는 방들이 대다수다. 일대일 대화방부터 많게는 40여명까지 접속한 채팅방도 있다. 닉네임과 나이, 이전 소속 지파 등 정보를 밝혀야 하는 곳도 있다.

한 채팅방에서 만난 닉네임 ‘새하늘은없다’는 “오픈채팅방에서도 신천지가 탈퇴자 등을 감시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누가 누구인지 더 믿지 못하게 됐다”면서 “기존 교회에서도 위로되지 않는 불안한 마음을 어디서 해소해야 할지 몰라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신천지 신도 중 가장 많은 계층인 청년들을 위로하기 위해서는 이단 상담소들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상담 영역을 넓혀야 한다고 조언한다. 많은 청년을 더 빠르게 신천지에서 구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단 전문 유튜버 윤재덕 전도사는 “이단 상담소들이 모여 안전을 보장하는 ‘인증 오픈카톡방’을 만들어 적극 대응해야 한다”며 “언제 어디서나 상담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





[출처] -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