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담

(cms)시 가을의 노래

작성자
itmedia
작성일
2012-10-19 14:54
조회
94

가을의 노래

최규창

 

가을인가보다

한 마리 파리가

이십 몇 층의 창가에서 조을다가

고향의 고추 익는 바람에

얼굴을 부빈다

 

이맘때면 한 마리 붕어도

영산강의 수심(水深) 깊이 타고 올라가

물 위에 주둥이를 내밀었지 않은가

 

하늘은

절규(絶叫)가 끝난

빈 항아리

 

가을인가보다

집에 돌아와서야

온종일 심부름 가고 있는

나를 알았다

 

고층건물의 창가에 스치고 간

고추 익는 바람이

진홍(眞紅)의 노을을 부르고 있다

 

고층건물의 창가에 스치고 간

고추 익는 바람이

진홍(眞紅)의 노을을 부르고 있다